삼사년 전 쯤 지인을 통해 다육이를 알게 되었다.
번식력이 강해서 물을 자주 주지 않고, 잎이 뚝뚝 잘 떨어지는 데 그 떨어진 잎에서 다시 새로운 개체가 태어나는 걸 보고 신기했다.
시기해서 작은 화분을 사고 새로운 잎을 떼어 놓고 다시 하난의 개체가 되는 것을 즐겨 보다가 한동안 잊고 살았다.
얼마 전 다시 그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이 아이는 바위솔 중 하나인 것 같다.
워낙 보기에 비슷한데도 다른 이름이 많아 확신할 수는 없다.
바위솔이라는 것도 워낙 종류가 많아 다 헤아릴 수 없는데, 그냥 뭉뚱그려 마치 서울의 김서방 식으로 쓸 수 밖에 없는 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ㅠㅠ;;
인터넷을 통해 여러차례 뒤지고 보니 바위솔 중 하나인 것 같긴 하다.
쓰레기통에 들어갈 뻔한 이 녀석이 이렇게 살아서 주렁주렁 새로운 아이들을 매달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모체가 뿌리도 흔들리고 완전히 죽은 줄 알아 뽑아 버리려 했었다.
한데 막 버리려고 뽑아내려던 순간 아주 작은 새로운 녀석 하나가 얼굴을 삐죽 내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한 번 두고보자 하던 것이 이렇게나 자라났다.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은 뿌리가 단단하게 자리잡고 아래로 향해 있지 않기 떄문이다.
도데체 어떻게 살아있고, 살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번식까지 하는지 아무래도 이해는 안된다.
한데, 그렇게 굉장한 번식력으로 잘도 살아있다.^^
하마터면 죽일 뻔 했다는 것이 뜨끔하다.
그나마 식물이어서 좀 덜 뜨끔하긴 하다.
만약, 사람에게 그런 취급을 한다면?
정말 이건 뜨금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사는 동안 내내 마음의 짐으로 내리눌리워질 일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은연 중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건 아닌지....
넌 생전 공부도 안하는 녀석, 넌 살살 눈속임하는 녀석,....이런 식으로 말이다.
무섭다.
나의 생각이 무섭고, 나의 생각 때문에 죽을 수도 있는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이 또 나를 두렵게 한다.
난 완전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역시난 완전하지 않은 아이들을 고착화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겠다.
예수님은 다혈질 베드로에게 '반석'이라 하지 않으셨던가!
조금이라도 닮아가자!
반성과 다짐의 날이다.
[글, 사진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