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독교학교를 위해 참으로 필요한, 좋은 목사님 부부가 미국으로 떠난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이 성직자로서 지난 4일간 한국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보면서 더욱 이분들이 생각났습니다. 언젠가 기독교학교를 위한 아카데미 강의를 해주고선 평소 박봉의 사례비에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강사비 전액을 그대로 되돌려 주었던 적이 있었지요. 검소한 옷차림에 집에 들러보면 늘 소박한 살림살이, 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부요했던 젊은 선교사 부부를 보며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런 삶의 소박과 청렴과 겸손은 가정에서 비롯된 것이었겠지요. 엄격하지만 늘 사랑으로 자녀들을 대하는 모습을 통해, 그 역시도 그런 가정교육을 받으며 전인격체로 성장했음을 짐작해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도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에서 이렇게 말씀했다지요. '가정은 교회와 사회생활에서 그들의 고유한 사명을 완수하도록 도와주고, 청렴과 정의의 횃불이 되도록 인간적,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배우는 첫 학교'라며 '출세지향적 교육을 넘어선 가치에 대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지요(한겨레신문 8월18일자 기사문 인용). 그런 면에서 한국의 기독교학교교육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부터 가르쳐야 할 청빈한 삶의 가치는 사라지고 오직 물질 만능한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혹은 머리가 되기 위한 경쟁과 그 경쟁에서 늘 승라히는 삶을 위해 무조건적 인내와 순종을 가르친 것은 아닌지요.
언제나 만나면 한국의 기독교학교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타파하고 기독교세계관으로 통합된 예수제자를 양육해야 한다 힘주어 이야기하던 그가 결국 고향인 아이오와로 떠난 후,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동역자가 곁에 없는 외로움보다는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학교를 바라보는 씁쓸함때문이겠지요. 미국에 잘 도착했다는 이메일에 대한 답장을 대신해 떠나기 전 함께 찍은 사진으로 그리움을 달래며 안부를 전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