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대가족(우리 집은 3대가 함께 산다)의 여행이 있었다.
평소 선망(?)하던 곳, 제주에서 네 밤을 자며 다섯날을 보냈다.
그 유명하다는 올레 7코스의 일부를 걸으며 하나님의 신묘막측한 세계의 일부를 즐거이 감상했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서, 바다를 앞으로 하고 바닷물살에 둥글게 다듬어진 돌 틈새마다
윗자락에서 내려오는 담수를 담고, 거기에 반짝이는 햇빛을 머금은 아름다운 모습에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떡~하니 벌리고
이 대자연의 신비를 세포 하나하나로 느끼는 것밖에 없었다.
우리의 마음에 저 돌들처럼 뭔가 외부의 것을 담을 수 있는 여지가 많았음 좋겠다.
나의 생각, 나의 의지, 나의......들로 가득 채워져
다양한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삶을 산다면 얼마나 답답한 삶이 될 것인지!
청년일 때는 책 한권을 읽은 사람처럼 나름의 가치와 판단의 기준이 똑부러지게 명확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부끄러워진다.
내가 무식하다는 사실과, 무언가를 판단하기에 참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어린아이처럼 단순하고 겸손한, 빈 마음으로 살고 싶다~^^
[글, 사진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