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건 동물이건, 날 것이건 뛰는 것이건, 숨 쉬는 모든 것은 보금자리가 필요합니다.
보금자리를 떠나 길을 걸어가다보면 몸도 맘도 지쳐 엄마 품같은 보금자리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돌아갈 본향같은 보금자리가 있거나 아니면 탕자처럼 방황하다 돌아가더라도 기꺼이 받아줄 아비같은 이가 있으면
거기에 더해 누추하고 남루한 모습이더라도 주위의 손가락질에 아랑곳않고 제 고향 돌아갈 용기가 있으면 괜찮겠지요.
그럴 용기도, 넉넉히 받아줄 아비도, 무엇보다 돌아갈 보금자리 없으면 더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겠지요.
오직 그분께 의지하며 겨우 살아가야 할 겨울, 조그만 쉴 보금자리조차 허락되지 않은 가난한 자들의 겨울을 위해 기도합니다.
함께 더불어 숲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공중을 나는 새 한마리를 위해 작은 집 하나 나뭇가지 위에 얹어놓는 소박한 마음으로
겨우내 겨우 지낼 그들의 보금자리를 위해, 아니 그로 말미암아 알게 된 내 가난한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글과 사진, 바람]
[겨울 천마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