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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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February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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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부페(요샌 뷔페라 한다)에 가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그 당시엔 외식 문화가 지금과 같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나가서 사먹는 건 대단한 일이었고, 더더구나 음식의 가지수가 수십여개에 이르는 부페에 간다는 건 아주 신나는 일이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그 땐 어린 마음에 평소의 식사량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산처럼(?) 쌓아 가지고 와서 꾸역꾸역 먹고, 배가 부른데도 또 먹어 기어이 배탈이 나기도 하고 그랬다. 식탐이 많은 편이 아니었음에도 부페는 내 식욕을 무한대로 자극해서 그릇에 더 많이, 가득 담아오게 하는 것이었다.

이젠 건강을 생각해야 할 나이가 다가오니, 단순한 식사가 얼마나 내 몸에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먹게 된다. 그냥 맛있으면 되었지 라고 생각하는 시기는 좀 지나, 어떨 때는 입에 단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은 찜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직장에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간다. 물론 아침 시간이 빠듯할 때엔 엄두를 낼 수 없지만, 대단한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집에서 아침에 먹던 반찬과 밥을 담아 가면 별로 큰 품이 들지 않는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리는 고로 늦잠을 잔 날은 그 마저도 힘들어 포기하고 만다. 그래도 꾸준히 도시락을 싸고 그렇게 집 밥을 먹는다.

도시락의 좋은 점 한가지는 과식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한가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사진은 도시락을 다 먹은 뒤 찍은 것이다. 김치 국물 아주 조금 남은 것 외엔 깨끗하다. 집에서 설거지도 간편하다.

요샌 소비 문화에 길들여져 자꾸만 사게 된다. 필요해서 사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경우엔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 구입하게 된다. 특히 큰 마트에 가면 저렴이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왠지 '꼭 사주세요~!!!'라며 나를 부르는 것 같다. 속는 건데.... 소비의 욕구야말로 정말이지 딱 끊기가 힘든 것이 아닌가 싶다.

도시락을 준비해서 딱 먹을 만큼 먹고 남기는 음식이 없게 하는 것처럼 우리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두 벌의 옷도 준비하지 말라셨다. 한데 제자이기를 원하면서도 제자답게 살지 못한다. 부끄럽다.

저 사진의 빈 그릇처럼 나 자신의 소유를 비울 수 있는 마음이 내게도 주어지기를 소망한다.

예수의 참 제자가 되어 가기를.....

[글과 사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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