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지하철, 기차는 열차라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각각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대학생들이 즐겨찾는 MT 장소하면 떠오르는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주말에 가족여행으로 춘천까지 닭갈비를 먹으러 떠난 기억들...
그 기억 속에는 경춘선을 타고 떠나는 낭만이 있었다.
그런데 칙칙~ 폭폭~ 기차가 복선 전철로 바꼈다.
같은 열차인데 기차와는 다른 느낌이 난다.
왜인지 낭만도 사라진 것 같다.
도심 지하철을 타면 볼 수 있는 '문 열리자 마자, 가방 던지고, 자리 잡는' 치열함만 남게 된 듯 하다.
그래서 아이들과 기차 여행을 떠났다.
집앞에서 편하게 갈 수 있는 차를 버리고 수원역까지 에둘러 기차를 탔다.
기차여행의 낭만을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첫번째 아이템, 바로 김밥과 삶은 계란, 거기에다 톡 쏘는 사이다까지...
요즘 아이들이 그런 낭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김밥과 음료수까지는 즐거이 받아 들인다.
그리고 저녁은 아이들이 직접 지어 먹을 수 있도록 장을 보게 한다.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고민하지는 않았겠지만,
나름 진지한 표정으로 저녁메뉴는 부대찌개로 정했다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장난기 가득한 즐거움이 보인다.
찌개에 무엇을 넣어야 할지 서로 옥신각신하면서도 마냥 즐거운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집에서 칼질도 한 번 해보지 않은 손으로 감자를 깎고 썰고, 팽이버섯을 씻고 다듬는다.
그렇게 스스로, 그리고 함께 조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그만큼 성장할 아이들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