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사슴(?)-어쨌든 뿔이 있으니 말보다는 사슴과 가까운 것 같다-을 올라타고 있는 나무 인형처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건 누구나의 소망이 아닐지?
'지금-여기'가 중요함은 다 알고 수긍하는 것이지만, '나중-거기'는 무척 매력적이다.
한참 전 광고 중 하나인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문구와 함께 승용차 밖으로 팔을 쭈~욱 펼치고 있는 연기자의 머리가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이 있었다. 소망하는 일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꼭 가고싶은 목적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정해진 곳이 아닐지라도 지금 이 순간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픈 마음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존재한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기대감과 설레임~!
그러나 우리는 지금-여기의 일상을 산다.
이건 기대하고 설레이는 마음이기 보다는 의무감과 습관으로 살아진다.
하지만 이런 일상이 우리의 삶을 이루어 가는 세포 하나하나가 되어짐을 우린 알고 있다.
어느 한 날, 특별히 중요한 시간이 있긴 하다.
매일, 매 순간은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다만, 우린 그 사실을 놓치고 있을 때가 많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늘 보아서 별 느낌이 없는(?) 가족들은 우리의 일상처럼, 우리의 호흡을 가능하게 해주는 공기처럼 늘 우리 곁에 있어 특별한 감정으로(두근거림이나 설레임 등) 대하진 않는다. 가족에게 그런 마음이 있으면 대단히 피곤하게 살게 되지 않겠는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처럼, 사귄지 얼마되지 않은 연인처럼 우리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있기에 힘이 나고, 삶이 풍성해지며 의미가 부여된다.
여행은 떠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로 몸이 어떤 새로운 공간으로 떠나는 것이지만, 평상시 생각 못하고 살았던 나와 내 가족, 나의 삶의 터전 등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그래서 오히려 제대로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므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리고 찾으시라, 당신 자신과 소중한 사람과 일들을...
[글과 사진,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