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몹시 무더웠던 여름 날 수락산 정상에서 함께 한 벗, 처음처럼과 썬 형)
'벗'과 '동무'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면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으로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는 '친구'는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으로 사전적 의미가 풀이되어 있다.
그렇다면 비슷하게 사용되는 각각의 의미 차이는 사귀어 온 기간에 따른 것인가.
물론 일상에서 우리가 이를 구별해 사용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친구'는 어른들 사이에서, '벗'과 '동무'는 이보다 어린 아이들끼리 주로 사용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들인 어른들이 '친구'라 부르는게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친구'보다는 '벗'이나 '동무'란 말이 더 정겹다.
마음이 서로 통하는 가까운 사람은 굳이 사귀어 온 기간의 길고 짧음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 우리는 주로 '동무'라 불렀는데 북한에서 이를 그들만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호칭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언제부턴가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주로 '친구'라 부른다.
이에 더해 '베프(베스트 프렌드)'라는 영어를 줄인 국적 불명의 어휘를 사용하기도 한다.
암튼 벗이든, 동무든, 친구든 마음이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친하게 사귀어 왔지만 어느 순간 자기의 본색을 드러내는 친구 아닌 사람도 있다.
때로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마음이 통하지 않는 오래 알고만 지낸 친구때무에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가짜들 말고 우리에겐 함께 길을 걸으며 마음을 나누는 벗이 있다.
함께 어깨동무하고 노래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동무가 있다.
그런 벗과 동무는 길게 사귀었든, 짧은 시간에 만났든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진정한 공동체를 이룬다.
그런데 영원히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을 진정한 벗이 내 곁에 있는가.
과연 그런 마음이 통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가까운 사람이 있는가.
그런 동무와 함께 걸어가는 삶의 여로라면 절대로 외롭지 않을터이다.
[글과 사진, 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