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어가다 보면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를 만난다.
선배, 말 그대로 앞서 걸어간 그의 발자취에 마초아 걷다보면
어느 순간 서늘한 그의 등을 발견하고 그의 어깨 위에 올라타 더 높고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가 가리킨 곳을 향해 성큼 한 발을 내딛으며 조금씩 가다보면
청출어람, 이전보다는 조금 더 살기좋은 세상을 위해 열정을 불사르기도 한다.
하지만 선배의 등이 너무나 넓어 그에 반절도 미치지 못한 나의 부족한 모습에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 때,
"괜찮아, 괜찮아, 이만하면 됐어"하며
등을 토닥거려주는 동무가 있어 외롭지 않다. [글과 사진, 바람]
(어느 여름날, 전남 강진의 다산기념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