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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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3편 
June 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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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시편23편, 개역개정]
 
그런데
 
그저께부터 사흘간 이어진 누군가의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생각이 참 많아집니다.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공동변역)'야 하는데 그분만으로는 성이 안차는 듯 한 삶으로만 보이는 것은
열등감에서 비롯된 저 혼자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별거 아닌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별난 성격 탓일까요.
 
따지고보면 이제는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꽤 흔한 일이 되버렸습니다. 그래서 무감각해집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229명 중 121명이, 정부 고위공직자 중 40% 이상이 기독교인이고 그들 대부분이 대형 교회의 장로라고 합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들과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면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 것'처럼 보이기 보다는 이 세상에서 영화롭게 오래도록 살고 싶어하는 것으로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대학은 또 어떤가요. 학문의 전당이 되어야 할 대학이 변질된 건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교수 임용에서부터 보직을 둘러싼 교수 간의 파벌이나 쟁투는 이미 정치를 뺨치고 있고,
이제는 교육에 대한 투자는 커녕 적립금을 과도하게 쌓아두는 모양은 국내 재벌기업을 닮아갑니다.
왜 갑자기 화제를 대학으로 옮겼냐구요? 대학의 학장과 총장의 80% 이상이 기독교인 학장이나 총장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그런 분들이 대학의 경영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을까요.
 
'한평생 은총과 복에 겨워 사는 이 몸(시편23:6, 공동번역)'을 위해 오직 주님의 집에서만 거하고
이 세상과는 점점 유체이탈해가는 그분들로 인해 시편23편을 다시금 읊조립니다.
 
그리고
 
한 달 내내 쉼 없이 일을 해도 하루 329만원(17개월간 받은 변호사 수임료16억원)을 버는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생계의 가난한 삶을 살아가지만 '아쉬울 것 없어라' 노래하는 이들의 시편23편을 가만히 듣습니다.
그래서 무감각해지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그것이 최소한이나마 깨어있는 삶이라 믿기 때문이지요.
그렇게라도 깨어있어야 덜 미안한 까닭입니다.
 
[글과 사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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