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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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을 걷어라 
July 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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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을 걷어라 나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더 보자
창문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바람을 한번 또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위로 나를 걷게 해주세 봄과 새들의 소리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 줘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이재정선생님,
경기도 초중고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2기 민선교육감으로 취임하는 이재정교육감은 본인이 그렇게 불려지기를 원했습니다.
 
7월 1일 오후 4시에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취임식에 초대를 받아 다녀왔습니다.
대개 취임식하면 수많은 화환이 놓여져 있는 대강당의 입구에, 안으로 들어가면 단상에는 외부 초청인사가 앉아있고 
그들이 환영사나 축사를 돌아가며 진행하는 중에 객석에 있는 초청받은 사람들은 순서지를 부채삼아 흔들어대며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는 풍경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취임식이 아닙니다. 김미화씨의 사회로 사전 대본없이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겸한 취임식은
말 그대로 학생, 학부모, 지역활동가, 현장 교사와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상의는 넥타이까지 맨 정장차림이었지만 청바지를 입고 취임식에 나온 옷차림만큼이나 그는 교육감이지만 선생님이었습니다.
단지 진보교육감에 걸맞는 코스프레를 한 것이 아니라 교육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온 몸에 걸치고
취임식 내내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청취하는 진정성을 보았습니다.
미리 준비한 취임사 또한 교육의 변화를 위한 결의를 담아낸 출사표였을텐데 그것을 다 읽는 무모함을 버리고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으니 보아달라 부탁"만 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조동화 시인의 시 한 편을 읽었습니다.
 
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나도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 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그가 시를 낭송할 때 '나도 너도 꽃피우고 물들여 온 산이 붉은 꽃으로 활활 타오르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아울러 진보가 보수의 반대말이 아니라 다양함의 동의어임을 기억하며 이 땅에 저마다의 숨을 쉬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제 숨을 제대로 쉬며 살아갈 수 있는 살맛나고 밥맛나는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노래하며 취임식을 마무리하는 모습이 단지 색다른 취임의 풍경을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그 노랫말처럼 '장막을 걷어내고 창문을 열어 산들바람을 느끼는 교육'이 이루어지길,
그리고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 바람'이 이루어지길 소원했습니다.
 
[글과 사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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