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열매가 빨갛게 익어간다.
옆집 나무의 열매라 따서 먹어보진 못했지만 눈요기는 실컷 하고 있다.
다음은 슈베르트의 가곡 '보리수' 의 가사이다.
성문 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보았네
가지에 사랑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쁘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 밑
찾아온 나무 밑
오늘 밤도 지났네 보리수 곁으로
깜깜한 어둠 속에 눈 감아 보았네
가지는 흔들려서 말하는것 같이
동무여 여기 와서 편안히 쉬어라
편안히 쉬어라
반주와 노래 가사가 한가지로 좀 쓸쓸하다.
보리수 가지에 새겨진 사랑의 말은 어찌 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쓸쓸하지만 마음을 다독여주는 듯 따스한 느낌이 나는 반주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는 듯 잔잔히 움직인다.
그 소리는 정말 '편안히 쉬어라'하고 속삭이는 듯하다.
한 때 작곡을 공부해서 그런지 한음 한음 쓰여진 위치에 관심과 호기심이 일어난다.
왜 여기에 이 음을 썼을까? 작곡자의 의도가 무엇일까?
왜 이런 화성과 가락을 붙였을까?
그리고 나름 상상을 한다.
그 상상이 재미나다. 어떨 땐 슬퍼서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음악은 소리이지만 우리에게 그림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래서 음악은 단순한 소리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 음악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귀한 선물은 이루말할 수 없을만큼 많지만,
사람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말해보라 하면 '음악'을 꼽는다.
생활이 바빠 음악을 아주 가까이 두고 살고 있지 않지만
언제 만나도 반가운 친구처럼 언제든 음악은 그렇게 내게 말을 건낸다.
어떨 때는 힘을 내라 하고, 어떨 때는 위로해 주며, 어떨 때는 함께 웃고 울어주기도 한다.
그 선물이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