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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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June 30, 2014
비통한_자들을_위한_정치학.jpg

 
지난 4월초, 같은 학교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선생님이 이 책을 선물했습니다.
책을 선물을 한 선생님에게 책 내용에 대한 간단한 소감이라도 전달하는게 예의인줄 알지만,
또한 평소 파머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한 사람이었지만 이상하게 책이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책을 받자마자 밤새 읽어도 시원찮을텐데 책꽂이 한 켠에 꽂아두기만 하고 일주일을 넘게 묵혀두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한 쪽을 펼쳐 읽게 된 릴케의 시에 숨이 멎었지요.
파머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이야기를 펼쳐가기 위해 인용한 다른 이의 시에 빠져들었던 것이지요.
 
보는 것에는 경계가 있네.
그리고 아주 깊숙하게 바라본 세계는
사랑 안에서 피어나길 원한다네.
 
두 눈의 일은 다하였으니, 이제
가서, 마음의 일을 하라.
 
네 안에 갇혀 있는 모든 이미지를
깊이 바라보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전환점"
 
그리곤 한동안 책을 덮어두고 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다시 펼치게 한 것은 세월호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황망한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파머가 비통한 이들을 위해 쓴 이야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잊지말자고, 가만히 있지 말자고 얘기하고 싶어 애도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비통한 자들을 위해 인용한 릴케의 시와 파머가 던진 담론은
'세월호 참사 애도를 위한 기독교학교의 통합수업'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울고 함께 걸어가며 쓰는 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전환점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서로의 경계를 넘어 마음으로 깊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단지 두 눈으로만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이 사랑으로 애통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물신으로 황폐해진 이 땅을 치유하고 회복될 수 있는 길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단지 전쟁이 없다고 평화로운 세상은 아닙니다.
모두가 마음의 일을 다할 때 이 세상은 더욱 정의로워 질 것입니다.
그런 정의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민주주의라고 불리는 운동에 완전히 참여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완전히 참여하는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자기 안에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므로 강한 빛뿐만 아니라 깊은 어둠의 유산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오직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유, 평화, 그리고 모두를 위한 정의를 계속 꿈꿔야 한다."
 
-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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