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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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힘 
June 17, 2014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숨쉬기조차 버거웠던 2014년의 봄을 겨우 보내고 여름 장마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직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경쟁만이 우선되고 절대 부패하지 않을 기세로 더욱 단단해져가는 돈의 위세를 앞세운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가져다 준 폐해의 극단은 기어코 생때같은 아이들을 제물로 삼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직선과 뾰족한 사고만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들은 더 이상 시를 읽지 않습니다. 시를 읽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은,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에 감추어진 은유와 상징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감수성은 점점 메말라가고 그저 무수한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며 가만히 있으라는 통제된 시스템에 최적화된 일상을 살아갑니다.
 
마음이 참 답답합니다. 그리고 삐뚤삐뚤합니다. 세월호 이후 봄꽃 대신에 눈물꽃만 내내 피우며 지냈을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여전히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몇몇 선생님과 함께 기독교학교에 맞는 애도수업을 설계해 제안해보며 슬픔을 함께 나누고, 또 함께 걸어가자 했지만 그것으로 위로가 되질 않습니다. 성경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뜻을 묻기도 하지만 나의 얕은 믿음 때문인지 치미는 울분이 쉬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런 시끄러운 마음에 집어든 함민복의 시집 말랑말랑한 힘에서 '나를 위로하며'를 읽으며 나를 위로합니다.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 함민복의 시집 <말랑말랑한 힘>에 실린, '나를 위로하며' 전문 -
 
 
여전히 삐뚤삐뚤, 좌충우돌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어른들의 잘못으로 빚어진 황망한 참사 앞에 울다 분노하다 자책하다 다시 우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시끄러운 마음도 결국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처럼 나의 의와 생각을 내려놓고 온전히 그의 의와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나를 위로합니다.
 
 
[함민복의 시와 이산의 글씨와 바람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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