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날거라 생각했던 고려대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몰고온 파급력이 적쟎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메말라 있고 또 그만큼 이런 사회 분위기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을 직위 해제하고,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과 부정선거 의혹은 갈수록 더해가며,
시골 마을에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지만 힘없는 마을 노인들은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원의 벌금과 징역을 부과하는
오늘의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현실을 외면한채 안녕히들 잘 살고 있냐고
27살의 대학생이 묻고 있다. 의외로 그 울림이 크다.
한동안 대학가에서 사라진줄로만 알았던 대자보, 하지만 그 한 장에 써내려간
이 땅의 한 젊은이가 쏟아낸 진솔한 물음 앞에 나는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물음을 던진다.
이런 현실에 교회는,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150명 정도의 교인으로 미국을 움직이는 영향력있는 교회로 손꼽히는 세이비어교회는,
추운 한 겨울 한 복판에 있지만 웅크린채 주변부로 가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세이비어교회는 영적인 삶을 통해 주님을 닮아가는 사람을 추구할 뿐만아니라 예수중심의 사회적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며 가난한 자, 버림받은 자, 소외된 자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아가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역을 열정적으로 하는 교회다.
'안녕하지 못한' 한국의 현실과 그런 현실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예수그리스도로 인해 늘 '안녕'한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이제는 나서야 한다.
한국을 움직이는 작은 예수공동체 운동이 불붙듯 일어나야 할 때이다. [글, 바람]
(미국을 움직이는 작은 공동체 세이비어교회, 유성준 지음, 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