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숨쉬기조차 버거웠던 2014년의 봄을 겨우 보내고 여름 장마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직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경쟁만이 우선되고 절대 부패하지 않을 기세로 더욱 단단해져가는 돈의 위세를 앞세운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가져다 준 폐해의 극단은 기어코 생때같은 아이들을 제물로 삼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직선과 뾰족한 사고만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들은 더 이상 시를 읽지 않습니다. 시를 읽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은,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에 감추어진 은유와 상징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감수성은 점점 메말라가고 그저 무수한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며 가만히 있으라는 통제된 시스템에 최적화된 일상을 살아갑니다.
마음이 참 답답합니다. 그리고 삐뚤삐뚤합니다. 세월호 이후 봄꽃 대신에 눈물꽃만 내내 피우며 지냈을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여전히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몇몇 선생님과 함께 기독교학교에 맞는 애도수업을 설계해 제안해보며 슬픔을 함께 나누고, 또 함께 걸어가자 했지만 그것으로 위로가 되질 않습니다. 성경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뜻을 묻기도 하지만 나의 얕은 믿음 때문인지 치미는 울분이 쉬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런 시끄러운 마음에 집어든 함민복의 시집 『말랑말랑한 힘』에서 '나를 위로하며'를 읽으며 나를 위로합니다.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 함민복의 시집 <말랑말랑한 힘>에 실린, '나를 위로하며' 전문 -
여전히 삐뚤삐뚤, 좌충우돌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어른들의 잘못으로 빚어진 황망한 참사 앞에 울다 분노하다 자책하다 다시 우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시끄러운 마음도 결국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처럼 나의 의와 생각을 내려놓고 온전히 그의 의와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나를 위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