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웠던 2015년 여름도 한걸음 물러서려나.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추계리 집 앞마당, 빨래줄을 걸어놓는 지주대 위에 잠자리 한 마리가 사뿐히 날아와 앉았다.
나이 들면 계절의 흐름을 더 잘 안다는데 여전히 무딘 나는
잠자리가 집마당을 서성거릴 즈음 가을이 조만치 다가옴을 알게 된다.
그런데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가 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데
잠자리에 정신을 판 그 잠깐 사이 종아리에 모기가 세 번이나 입맞춤하고 간 건
날아온 자기들의 천적 잠자리만큼이나 가을로 사라질 계절의 변화를 아쉬워하는 까닭인가.
[글과 사진,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