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Twitter Facebook Naver Blog Cafe Login Twitter Facebook Naver Blog Cafe Logout
 
한여름 공동번역을 읽으며 
June 22, 2013
지난 주 어느 날 아침, 신문을 읽다 늦봄 문익환목사님과 관련된 짧은 기사를 보았다.
나도 중학교 때부터 공동번역으로 성서를 읽었다. 그때는 몰랐다.
누가 번역에 참가했는지, 늦봄 목사님이 누구인지...
그분은 그저 당국의 허락도 없이 북한에 다녀온 빨간 목사님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보수적인 지방색을 지닌 곳에서,
또 그런 집안과 교회에서 자라온 나는
...
 
 
중학교 때 운명적으로 만난 멘토를 통해 공동번역으로 묵상을 하게 되었고,
그때까지 외우긴 쉬웠지만 곱읽어도 그 의미를 추적하기 힘들었던
수수께끼 같은 성경이 성서가 되어 나를 일깨웠다.

최근 묵상했던 말씀을 비교해봐도 공동번역을 읽는 즐거움이 어떤지 알 수 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로마서5:3~4. 개역개정).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합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로마서 5:3~4, 공동번역)

물론 개역개정과 같은 고어와 한자어가 중심이 된 번역이 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국어를 전공한 내 이력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를 떠나
텍스트에 갇혀 그 안에서 골몰하게 만드는 성경이 아니라
성서의 주인공인 예수그리스도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도록
쉽고 맛깔나는 우리말을 살려낸 공동번역이 더 많이 읽혀지면 좋겠다.

그리고,

늦봄이 떠난 후 초여름 없이 맞은 한여름,
그리고 평년보다 한 주 일찍 시작된 장마비를 바라보다
문득 늦봄이 그리워진다.
내내 봄이었으면 싶은데,
그런 봄을 향한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거다.
긴 장마의 음습함도 따가운 여름 볕도 살을 에이는 추운 겨울바람도
이 희망을 꺽진 못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하며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는 인내와 끈기가 낳은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늦봄이 아니라
태초부터 지금까지 늘 봄인 그 분이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새 생명을 주신 그 분이...
 
글, 권상한
 
김태권_문익환.jpg
 
사진출처, 한겨레신문(2013. 6. 14) '김태권의 인간극장'에서


 
   
 



 
news  
도움과나눔  


소개 주요프로그램 FAQ 찾아가는길 함께하는사람들 카페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