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관리 때문에 공책도 서로 빌려주지 않는 한국의 교실 풍경과는 대조적인 덴마크 교실,
그곳에서는 학생들이 서로 토론하고 협업하며 함께 배움의 성장을 이루어간다.
배움의 공동체라 말만 무성한 교육이 아니라 일상에서, 교실에서 배움의 공동체를 실천해간다.
그것은 어쩌면 북유럽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탁월한 공공성과 이미 시민의식으로 내면화된
사회 구성원의 공동체적이 의식에 비추어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이나 역사적인 쟁점에 관한 토론 수업이야 이제 우리나라 교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인문계 고등학교의 수학 교과 수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을 마주할 때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교사가 개념과 관련된 짧은 강의를 끝내고 제시한 문제를 각자 경쟁하듯이 푸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모둠 학생끼리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아 (덴마크 교육청에서 개발하고 보급한 프로그램에 따라)
모니터에 나온 몇 개의 문제를 함께 풀어간다. 이 수업을 담당한 교사는,
'문제를 빨리 풀고 정답을 구하는 것 보다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빠른 시간 내에 정답을 찾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의 수업 목표라면 저들은 좀 더디가더라도
서로 협력하여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길뿐만 아니라 그 과정의 획일성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생각들을 존중하는 교육철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대학입시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된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물론 학생들이 각자 지닌 몫을 다하기 위해 과정목표로써의 대학입시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거의 신흥 종교와도 같은 위세를 떨치는 대학교를 향한 맹목적 추구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를 피로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양극화를 심화시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이제는 다음세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을 길러줘야 한다.
이미 세상은 '나' 혼자만 잘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협업하며 함께 가꾸어 할
지구마을 공동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글과 사진,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