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무수한 종들이 살고 있다.
우선 사람만 해도 그렇다.
하다못해 일란성 쌍둥이라 해도 분명 같진 않다. 비슷하기만 할 뿐이다.
어쩜 그리도 다 다르고 각자의 고유한 모습들을 지니고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 서로에게 호기심을 갖고 신기해 하면서 동시에 나와 다른 모습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아 힘들어 하게도 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참 힘들다.
'왜'의 늪에 빠지면 더더구나 그렇다.
왜 너는 나랑 이렇게 달라서 '틀린'모습을 보이느냐고 원망하게 된다.
숲은 조용히 우리에게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의 평안함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종류의 나무들, 풀들이라도 조화롭게 자기의 자리를 지킨다.
왜 그 자리에 있느냐고 옆의 나무나 풀을 못살게 하지도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수동적이고 나약해 보이는 나무와 풀이지만, 그들은 이 세계의 생태계에서 늘 주고 먹히는 역할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생존하고 번성하고 있다.
길에 깔린 벽돌 틈새에서도 풀은 돋아난다.
그 생명력에 감탄할 뿐이다.
그래서 서민들을 '민초'라 하며, 풀처럼 질긴 생명력을 나타내었나 보다.
숲에 들어가면, 산을 오르면, 이름조차 모르는 많은 식물들과 만나며 좁은 산길을 가게 된다.
어떨 때엔 눈에 띄지도 않는, 아니 쳐다볼 여유조차 없이 길을 가게 되지만, 어느 순간 그네들의 모습이 눈에 쏙 들어온다.
어쩜 그리도 다 다르게, 하지만 조화로이 그 자리를 지키는지....
나의 삶도 그래야겠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을 주는 훌륭하고 성공적인 삶은 아닐지라도
조용히 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어느 누군가에게는 살짝 감동을 줄 수도 있는 그런 삶 말이다.
그리고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있어야겠다.
다른것은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은 아니라고...
숲과 산이 내게 말한다.
밝았습니다!
^^
[글, 나무; 사진,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