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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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만 자라다오 
May 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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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 둘째 아들에게 톱질을 시켰다.

전원주택에서의 생활에는 몸을 쓰는 일이 상당하다.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보다 훨씬 많이 추워서 봄의 끝자락인 것 같은 요즘에도 한기가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전지했던 나무들, 집에 너무 가까이 심겨져 있어서 잘라내야 했던 나무들을 잘 정리해 두면 비오는 날엔 벽난로를 이용하기 좋다. 한데, 그 나무들을 벽난로에 넣기 좋게 정리하는 것도 큰 일 중 하나다.
나무의 두께가 얄팍한 것은 내가 자르고, 굵은 것들은 '너를 위해 남겨놨어'라고 하며 맡겼다.
두어 시간 가량 톱질을 하고 나무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니 든든한 장정이었다.

그런 녀석에게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내려오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꽤 큰 사고가 있었다.
오른쪽 손목 근처의 뼈가 부러져, 부러진 뼈를 고정시키는 핀 박는 수술까지 하고,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있거나 앉아서 보내고 있다.
몸쓰는 것이 익숙한 아이에게 더없는 고문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무리 의사선생님 말로는 간단한 수술이라 해도 이물질인 핀이 살 속에 박혀 있는데 '무통주사'도 달지 않고 진통제 몇 알로 버티는 상태라 고통도 꽤 클 것이다. 몇가지의 이유-지속적인 진통제 투여는 몸에 안좋을 거야. 비용도 만만치 않아. 금방 퇴원하는데 아깝지~등등-로 무통 주사를 달아주지 않은 게 맘에 쓰인다.
전부터 외할머니나 이모 할머니는 무슨 계모도 아니고, 사내 아이들이라고 너무 신경을 안쓰며 키우는 게 아니냐고들 하셨었다. 일테면, 초등학교 다닐 때 시험 전에 시험 준비도 거의 안시켰고, 왠만한 엄마들이 잘 하는 차량 픽업도 거의 안했다. 비싼 옷과 운동화를 사주지 않았고, 사달라는 것들도 별로 없었지만 사달란다고 금방 사주지도 않았다. 다만, 먹고 싶다는 것은 왠만하면 사주거나 해주거나 했던 것 같다. 그것도 내 솜씨보단 할머니들의 솜씨로 해 주었으니....
잘 했던 것 보다 잘 못해 준 것이 더 많이 생각난다.
그나마 이렇게 아파 누워 있을 때엔 욕심이 살짝 비켜나 있어 공부해라, 책읽어라~!! 하는 잔소리가 줄어든다.(아예 없어지진 않는다. 조금 상태가 괜찮아 보이면 다시 시작되니까...)
상황과 환경에 좀처럼 휘둘리지 않고, 아이들을 만드신 분의 계획에 합당하게 양육해나가는 엄마이고 싶다.
가능할까?
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마음을 다지고 실천해 간다면 조금쯤은 가능하지 않으려나....
하나님의 손길이 울 아들들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아이들에게 더 닿을 수 있도록 부모가 조금만 더 하나님의 뜻을 묻고 양육하는 자들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
 
[글과 사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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