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랑코에의 성장기를 적고 있는것 같다.
몇 달 전엔 초록의 잎만 보이던 것이 어느새 꽃몽우리를 만들고, 시간이 흐르자 빼꼼히 붉은 얼굴 비추이더니 이젠 활짝 피었다.
그러나, 새싹이 나고 꽃이 피는 것만 생명이 있는 모습이 아니다.
어느 때엔가 분명히 꽃이 시들어져 푸슬거리며 지저분하게 땅에 자기 몸을 떨굴 때가 온다.
그런 모습을 작년에도 보았다.
그 땐 저 녀석이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으려나 싶었지만, 속는(?) 셈 치고 두고 보자 싶어 그냥 두었더랬다.
이렇게 다시 예쁜 꽃들을 활짝 피울 줄 생각하지 못해서 그런지 더 반갑다.
얘는 사람과는 달리 회춘인지 부활인지 작년이랑 키만 더 컸지 똑같이 예쁜 꽃을 보여준다.
사람은 시술이나 수술의 도움 없이는 외모적인 부활은 기대할 수 없다. 아니, 수술이나 시술도 젊은 모양을 완벽하게 되돌려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 꽃처럼 생명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의 마음과 자세는 회춘과 부활까지도 거듭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주름이 많아도 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굴과 몸은 젊어도 마음이 한없이 늙은 사람이 있다.
이제 불혹의 봉우리에 오르고 있는 시기에 후자의 모습으로 살 수도 없거니와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살고 싶다.
꾸밈없이 천진한 주님의 아이로 살고 싶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저 카랑코에처럼 회춘을 하고 부활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날씨가 화창하니 봄이 성큼 다가왔다.
아름다운 세상이다.
[글과 사진,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