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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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숲으로 
May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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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학교를 가기 위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한결갈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무언가에 열중한다.
눈을 떼지 않고 스마트폰 안에 갇혀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면 새삼 걱정이 앞선다.
너무나 강력한 시각이미지에 사로잡혀 더 깊이 생각하는 능력이나 상상력이 거세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옛이야기 속 주인공은 집을 떠나 여행을 할 때 대개는 숲을 만나거나, 숲 속에 들어간다.
얼른 생각해도 집과 숲은 상반되는 속성을 지닌 대조적인 공간이다.
이 두 공간이 지닌 상반된 의미와 함께 집을 떠나 거친 숲으로 여행하는 옛이야기 속 소년을 통해
모든 것이 풍족해 가난과 결핍을 모르고 스마트폰 안에 갇혀 지내는 소년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본다. 
 
소년소녀들이여! 이제 저마다 쥐고 있는 스마트폰일랑 잠시 내려놓고 옛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광활한 숲으로 떠나자.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신동흔 지음, 샘터) 중 47-48쪽 일부를 옮김
 
그 차이는 무척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집이 좁은 공간이라면 숲은 넓은 공간입니다. 집이 담이나 문에 의해 닫힌 공간이라면 숲은 열린 공간이지요. 닫힌 공간인 집은 비바람이나 추위, 짐승이나 도둑 등으로부터 보호되는 곳이고, 그래서 편안하고 따뜻한 장소가 됩니다. 이에 비하면 숲은 그런 보호벽을 지니고 있지 않은 춥고 거칠며 위험한 장소입니다.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집이 익숙한 일상적 삶의 공간이라면 숲은 낯설고 특별한 삶의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집이 긴장을 푸는 이완의 공간이고 평화의 공간이라고 숲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긴장의 공간이라 할 수 있지요. 좀 그럴싸하게 표현하면 생존 투쟁의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더 찾아볼까요? 그래요. 집이 '지속'의 공간이라면 숲은 '변화'의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집은 모양이나 실내 온도 등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데 비해 숲은 시시각각으로 조건이 변하는 곳이니까요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집  :   좁음  닫힘  안전  일상  이완  평화  지속  가정
  숲  :   넓음  열림  위험  특별  긴장  투쟁  변화  사회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까 왠지 숲이란, 또는 숲으로 표상되는 바깥 세상이란 사람이 살 곳이 못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굳이 그곳에 나갈 것 없이 그냥 집 안에, '가정'에 편안히 머물러 있는 게 상책일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숲은 못 살 곳이고 집이 더 좋은 곳일까요?
  이 지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집의 두 얼굴, 또는 집의 빛과 그림자입니다. 앞에 말한 여러 속성 가운데 편안함이나 따뜻함이 빛이라면 '좁음', '닫힘', '지속' 같은 것들은 그림자가 됩니다. 좁게 닫힌 속에서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것 아주 지루하고 답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그건 하나의 '감옥'과 비숫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렇습니다. 집 안에만 머물러 있다 보면, 부모님 품에만 머물러 있다 보면 마치 감옥에 긷힌 것처럼 힘을 못 쓰고 아무 일도 못하게 됩니다. 고인 물이 썩듯이 존재가 허물어져 가게 됩니다. 경계하고 삼갈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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