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비오는 날이면 거의 어김없이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이 떠올려진다.
중저음부의 Ab음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마치 대지위에 빗방울이 또롱또롱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른 사람들보다 아주 조금 더 예민한 음감을 가진 탓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 고등학교 1학년 즈음이었다. 거기엔 친한 친구의 꼬드김(?)도 적쟎은 영향을 끼쳤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읽었던 베토벤 전기에서 '즉흥연주'라는 말을 보고, 이해가 안되어서 열심히 어른들에게 물어보았고 그 것이 악보대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느낌과 생각대로 연주하는 것이라기에 신기한 마음에 실력과 관계없이 뚱땅거리며 나만의 음악을 만들어 보던 것이 나의 진로를 좌우할 줄 누가 알았으리요~! 난 자주 나의 즉흥곡이라는 걸 테이프에 녹음을 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그걸 들은 친구가 '야, 이거 경음악 같아. 괜챦은걸~~' 이라며 추켜 올려주었다.
아마도 그 이야기가 내 귓속에 쏙 들어온 건 내가 음악을 좋아하고, 나름 다른 것보다 재능도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의 선택을 많이도 후회했었다. 연주자도 아니고, 작곡을 전공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곡을 작곡하는 것도 아니니 무엇에 소용이 있는 일인가 회의가 왔으니 그럴 법도 하다.
이젠 나보다는 내 아이들의 진로가 훨씬 관심이 쏠리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 책 '내 꿈을 열어주는 진로독서'를 읽는다. 우선, 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음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doing) 만을 생각하지만 어떤 존재로 살 것인가(being) 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자기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아는 사람은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을 가꿔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라는 말 속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짚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인생을 살아온 선배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꼭 한번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아야 할 책인 것 같고, 이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책 안에서 언급하는 책들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면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진로'를 찾는 작업이 있기 전, 아님 동시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깊은 물음과 해답을 찾아가기를~!
[글,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