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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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만 
May 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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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만'이란 이름값을 하려는지 오늘 대구의 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갔단다.
'소만'은 24절기 중 8번째 절기이자 여름의 두 번째 절기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소만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태양이 황경 60°의 위치에 올 때이다. 이 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작업들에, 여러 가지 밭농사의 김매기들이 줄을 잇게 된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옛날에는 45∼50일이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1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들게 된다.
옛날 중국에서는 소만입기일(小滿入氣日)로부터 망종까지의 시기를 다시 5일씩 삼후(三候)로 등분하여,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뻗어 오르고,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씀바귀는 꽃상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뿌리나 줄기·잎은 이무렵 식용으로 널리 쓰인다. 또, 초후를 전후하여 즐겨 시식하는 냉잇국도 늦봄 내지는 초여름의 시절식으로 예로부터 유명하다. 보리는 말후를 중심으로 익어 밀과 더불어 여름철 주식을 대표한다. 소만 무렵 심하게 가무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여 물 준비를 부지런히 해두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 소만은 여름의 시작이다.
어원으로 보면 여름은 '열매가 열리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길을 살피는' 아이들에게 여름은 무척 중요하다.
오래전부터 나는 기존의 1, 2학기제가 아닌 계절별로 네 학기로 구분하여 운영해왔다.
그것은 단지 한 학기를 계절에 따라 기계적으로 둘로 나눈 개념이 아니라
각 학기마다 나름의 의미와 목표를 두었다.
 
그래서 봄학기는 '바라보는 봄', 여름학기는 '열매맺을 여름',
가을학기는 '가을거둘 가을', 겨울은 '겨우사는 겨울'이라 이름하고 각각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 중 열매맺을 여름은,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내며 그 가지 끝에 맺을 열매를 위해 한 여름의 뙤약볕을 견디는 것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고뇌를 받아들이고 직면하여 일상을 격동적으로 살아내는 때이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실패와 시련을 맞을 때 자신을 성숙하게 할 '은혜'의 때임을 깨닫고
이를 넉넉히 이겨낼 때까지 '나'를 격려하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또한 일정한 가치 기준과 목적의식이 뚜렷한 계획에 따라 충실하게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열매를 거두는 여름학기의 의미인 것이다.
여름이 시작되는 소만, 오늘 비치는 햇살이 예사롭지 않다.
올 여름은 예전보다 더 따가운 볕이 불확실한 앞 길을 살피며 걸어가는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겠지만
너무 힘들면 멈추어 서고, 때론 그늘을 찾아 머물며 벗과 함께 즐거이 걸어가는 나들이기를,
다만 그 볕 힘들다 회피하지 않고 견뎌내어 더 성숙해지는 과정을 통해 삶의 귀한 열매맺기를 소원한다. 
어른은 다만 그런 과정을 사랑으로 지켜보고 존중하며 기다려주길.
 
지리산둘레길을 걷다가 모내기를 준비하는 부부와 어우러진 여름산의 풍경이 참 아름답다. 
 
 
[글과 사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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