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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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 곁에서... 
March 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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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좋은 길이라 큰 맘 먹고 풍순이(우리집 개)를 데리고 나간 바람샘의 표정이 엄하다!
주인 말을 듣고 주인 옆에서 우아하게 산책하는 다른 집 개들과는 차이가 많다.
그래서 풍순이가 5개월 정도 될 때부터 전에 살던 도심에선 데리고 나갈 수가 없었다.
희안하게도 남녀를 잘 구분하고, 노약자를 얕잡아 본다. 본능적으로 아는지... 희안하다.
평소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이 아니라 쉬엄쉬엄 데리고 갔다 오자고 길을 나섰는데, 요녀석이 가는 길을 험하게 만든다.
계속 한 눈을 팔고 땅 여기저기에 코를 박고 냄새 맡다 구석진 곳에 가서 변보다 소변보다,...정말 갖가지 일을 다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좋은 표정과 자상한 음성의 말이 갈 수가 없다.
오르막은 그래도 힘 좋은 녀석이 끌고 가다시피 하니 조금은 수월하게 발걸음이 옮겨지기도 하지만, 내리막은 힘을 더 써야 한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질질 끌려가다가 땅에 엎어질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풍순이를 보면 내가 보인다.
주인의 음성에 귀기울이기보단 늘 땅바닥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고 새로운 자극을 주는 소리에 더 민감하다.
주인의 인도함을 받기보단 내 맘대로 가고 싶어서 목줄에 목이 단단히 걸려 답답해져도 또 내 맘대로 길을 가려 한다.
주인의 음성을 따르고 보조를 맞추면 칭찬을 받고 목이 편안한데도 다시 잊고 내 맘대로의 길을 가려 한다.
어찌 그리 내 모습과 똑같은지....
그래서 말썽꾸러기에다 주인에게 충성스럽지도 않은 진도개를 기르면서 은혜가 임한다.
아주 말 잘 듣고 충성스러운 개를 기른다면 개는 다 그런 줄 알고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볼 마음도 안 생겼을 터이니...

바쁜일에 마음이 다 쏠려 하나님을 잊고 있다가, 불현듯 '아~!'하고 내 모습을 돌아볼 때가 있다.
그러면 안되는 줄 뻔히 알면서 그렇게 살다가, 정신이 번쩍 든다.

풍순이가 아무리 말을 안듣고 우아하게 산책할 수 없게 만드는 말썽꾸러기라도 우리 집 개이기 때문에 소중하고 귀하다.
나도 그럴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아무리 잘 잊고 제 멋대로 살다가도 한번씩 반응을 해도 하나님 딸이니 보아 넘겨주실 것이다.
풍순이가 이러거나 저러거나 내 곁에 있고 내게 주인 대접을 제대로 안할 때도 있지만 주인인 줄은 알고 있기에 외출 후 문 앞에서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맞아주는 것처럼 하나님 앞의 내 모습 또한 그러하다.
하나님 대접을 제대로 안하고 살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 분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깊은 마음임을 그분은 잘 아신다.

내가 아무리 형편없이 제멋대로 산다해도,...
그래도 주님 곁에서....
그런 뻔뻔함과 믿음과 배짱을 주셔서 감사하다.

임마누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글과 사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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