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외치는 자유
자유를 갈망하는 예술인들의 도시
Williamsburg, Brooklyn, New York, USA.
미국에서 생활하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참,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는 것입니다. 유학생으로서, 미국에서의 경험 8할이 학교 안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지만, 고작 18살에서 22살의 어린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캠퍼스 안에서도 이정도의 다양성을 느끼고 있으니.. 조금 더 큰 범주의 사회로 나가면 얼마나 더 다양하고 독특하고 희한한 사람들이 많을지는 굳이 오랜 시간 들여 생각하지 않아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민자의 나라답게 한 수업 안에서도 서로 다른 국가, 사회, 문화적 유산을 가진 친구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독특하고 사람들이 모였으니, 분쟁과 갈등이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 싶구요. 각자가 가진 다양성을 존중 받기 위해 끊임 없이 싸워야만 할테니까요. 그래서 전 미국이라는 나라가 수많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평등을 위해 가장 고군분투 하는 나라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자유란, 너와 내가 다른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와는 다르더라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르고 특별한 존재로써, 서로에 대해 마음을 열고 끌어 안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요. 실제로 그렇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지만, 개방, 용인, 화합 등의 용어들이 비로소 자유와 평등 위에 세워진 나라로써 미국을 미국답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것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자유를 얻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자유스러운' 것은 예술의, 예술에 의한, 예술을 통한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에는 제한이 없으니까요. 누구나 예술이라는 이름 안에서 자유롭잖아요. 모든 것이 허용되고 통용되는.. 즉, 자유가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자유인.. 예술이 뭔지 잘 몰랐고 지금도 잘 모르지만, 제 안에 자유를 갈망하는 자아가 커질 수록 예술에 대한 갈망 역시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New York City 안에서 이 자유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Williamsburg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New York City는 사실 '너어무' 다양한 사람들이, '너어무'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물론, 미국은 '일반적'이라고 할 만한 모습이 없지만-) 미국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고 보셔야 합니다. 하지만 Manhattan에서 조금 벗어난 Williamsburg는 그곳만의 고유한 예술성을 유지하고자 도시 전체가 노력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하거나 그냥 심심할 때도 요즘 자주 찾아 가는 곳이 Williamsburg입니다. New York City는 5개의 구역(Borough)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Williamsburg는 그 중 Brooklyn borough에 속해 있습니다. Manhattan에서 East River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 위치해 있는 Williamsburg는 Midtown Manhattan에서 지하철로 20분이면 가실 수 있습니다. 9월 말에 제가 담아 온 Williamsburg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가 담은 사진들은 정말 '일부분'일 뿐인데요. 골목 골목 예쁜 벽화들을 따라 가다보니 제가 어디로 가는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지만 두렵지 않고 마냥 신나고 즐거운 산책을 즐기고 있음은 확실했습니다. 벽화들 뿐 아니라 길가 곳곳에 북카트(Book cart)가 나와 있구요, 곳곳에 예술서, 고서 들을 사고 파는 책방들이 즐비해 있었고, 책방같은 도서관들, 도서관같은 책방들도 있었어요.
저렴한 가격에 중고/새 책들이 판매되고 있고, 바로 위에 사진 같은 경우엔 한 도서관에서 북카트만 길거리에 내놓고 길을 지나는 행인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해놓았죠. 저도 한 예술 도서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도서관의 이름은 'Brooklyn Art Library'이고 아주 오래된 예술서들만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함부로 책장에 진열된 책을 만질 수 없고, 도서관 내에 있는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정해진 자리에서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색다르고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Williamsburg는 중고 할인 판매점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저도 골목 골목 지나다니다 한 중고 물품 할인점(Thrift shop)에 들러 보았습니다.
중고 피아노가 $499.99에 판매되고 있구요,
이미 팔려서 주인이 데려가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물건들도 있었습니다.
오래된 이 카드들 속에는, 누군가가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 놓은 것들도 있었어요
조개껍데기도 사고 팔리는 자유의 도시인 뉴욕..
예술 속에서 자유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Williamsburg를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사진과 글, 뉴욕에서 바람나무숲과 함께하는 이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