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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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 
May 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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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국토순례를 앞두고 아이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부를만한 노래가 없을까 찾아보다 아예 만든 노래가 있다.
곡을 써 달라고 하면 언제나 노랫말을 먼저 지어 달라는 안해,
시(노랫말)가 먼저냐 곡이 먼저냐를 두고 늘 옥신각신 하는데 이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게 몇번을 티격태격하다 당시 항상 입에 맴돌았던 파커 팔머와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의 말을 엮어 노랫말을 만들었다.
가사를 받아든 안해는, 내가 보기에는 무척 성의없다고 느낄만큼, 오선지에 쓱싹 악보를 그렸다.

안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으니
사랑으로 두려움을 내어몰고
우리 함께 춤추며 길을 걸어요
 
'길을 걷다'는 것에 담긴 교육적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길'은 '삶'을 은유한다. 때문에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단지 두 발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만보기로 재었을 때 몇 걸음을 더 걸었다거나,
혹은 지방을 태우기 위해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행위를 넘어서는 그 어떤 철학적 행위다.
따라서 '길을 걷다'는 '삶을 산다'의 환유(換喩)이자 환유(歡遊, 즐겁게 놀다) 그 자체다.
또한 내면을 성찰하며 깊은 영성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걸음'을 '거름'이라 말한다. '걷는다'는 건 생활한 삶에 거름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뿐만아니라 청소년들이 인성을 다듬어가며 건강하게 성장해가는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프랑스에서는 '쇠이유(Seuil)'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을 교화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쇠이유'는 프랑스말로 '경계, 문턱'이란 뜻인데, 곧 청소년들이 문턱을 뛰어넘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한다는 의미이다.
쇠이유는 소년원에 수감된 15~18세 청소년들이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3개월 동안
매일 25km 이상 총 2천킬로미를 걸으면 석방해주는 교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서 2천km이상을 걸어야 한다는 두려움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지만
함께 걷는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교육학자 등 자원봉사의 도움과 길을 걷다 만난 사람들의 칭찬과 격려로 
차츰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며 이전 과는 다른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된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청소년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대개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고 한다.
원래 이 걷기 프로그램은아이디어는 벨기에의 '오이콘텐Oikoten'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오이코텐' 또한 아메리카 인디언 청소년들이 전사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 사막이나 숲에서
완전히 독립적으로 몇 달을 지내면서 미래를 준비하던 관습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다음세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줄 것이 아니라
오늘 주어진 길을 스스로 걸어가며 자연을 맛보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을까.
기왕이면 부모도, 선생도, 함께 춤을 추며 걸어가면 더  없이 좋지 않을까. 

 
 
[바람의 글과 나무의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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