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꽃이 눈에 환~하게 들어온다.
나이가 먹었다는 증거인가?
나보다 더 오랜 세월 살아오신 엄마와 세대를 뛰어넘어 똑같이 환호하며 신나게 수다를 나눌 수 있는 건 꽃들 사이를 거닐 때이다.
'이 꽃좀 봐라, 저 꽃은 어떻게 저리 예쁘게 피었다냐!' 하시며 엄마 얼굴도 꽃을 닮아 환하게 피어났더랬다.
누군가 심은 것 같지도 않고, 가꾸는 것 같지도 않은 꽃들인데도 들꽃은 형형색색 곱기만 하다.
어떤 이가 꽃도 얼굴과 표정이 있다고 말했는데, 정말 볼수록 그러함을 느낀다.
중저음의 멋진 음성을 가진 어느 가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했다.
한데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꽃들은 아무것도 안하는 듯 그 자리에 있지만 보는 이에게 위로와 기쁨을 준다.
꽃들은 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며 노래한다.
그 노래는 귀로 들려지지 않고 눈으로 보여진다.
그 노래를 음악가들은 직접 소리로 바꾸어 표현해내기도 했다.
'꽃노래'라는 제목을 가진 아름다운 가락의 곡들이 많은 걸 봐서 알 수 있다.
꽃들은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피어 있다.
자기 뿌리를 스스로 들어내어 자기 맘에 드는 땅을 골라 가는 꽃을 본 적이 없다.
꽃에게서 배운다.
나를 지으신 그 분을 노래하는,
자기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그러나 한없이 자유로운,
그래서 보는 이들에게도 위로를 주는,
작은 존재이지만 온 우주를 담고있는,......
꽃의 노래를 듣는다.
[글과 사진,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