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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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전습록 
October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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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17년째 세계여행 중"이라는 표제가 붙은 소위 '주거형 여행'을 하고 있는 김현성, 남혜영 부부의 기사(한국일보 15.10.23일자)를 읽는다. '여행이 목표가 아니라 시간과 삶을 공유하는 게 목표'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짓는 그들 부부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그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껴진다. 이사할 때면 짐가방과 배낭 하나씩만 들고 다닌다는 이들 가족의 모습을 통해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으로 스스로를 더욱 구속하는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낭송 전습록(왕야명 지음, 문성환 풀어 읽음, 북드라망 펴냄)의 본문 중에서 119~123쪽의 일부를 낭송한다.

희연이 물었다.
희연 : 성인은 배워서 이르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백이伯夷와 이윤伊尹은 공자와 비교해 재능과 역량이 같지 않습니다. 이들을 다 같이 성인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선생께서 대답하셨다. 
양명 :성인이 성인이라 불리는 까닭은 그 마음이 천리에 맞아 사사로운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순금이 그 순수한 색깔이 완전하여 구리나 아연들이 섞이지 않을 것과 같다.
 
(중략)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들이 성인됨을 배우는 것은 단지 사사로운 욕심을 제거하여 천리를 보존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금을 단련하여 완전한 색깔을 구하는 것과 같다. 금의 색깔에 잡된 것이 많지 않을수록 금을 단련하는 노력은 줄어들고 효과를 얻기가 쉽다. 금의 색깔이 나쁠수록 단련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사람의 기질은 맑음, 탁함, 순수함, 잡스러움 등에 따라 보통 사람 이상과 이하로 구별된다. 도를 실천하는 일에 있어서도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그 앎을 편안하게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배워서 알고 그것을 이롭게 여겨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반드시 남이 한 번 노력할 때 자기는 백 번 노력하고, 남이 열 번 노력할 때 자기는 천 번 노력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기질은 각각 서로 다르지만 이렇게 하여 이룬 결과는 모두 같다.
  후세에 이르러 사람들은 성인이 되는 근본이 순수한 천리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오로지 지식과 재능의 측면에서만 성인을 추구하게 되었다. 성인은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하지 못하는 것이 없는데, 이 때문에 성인의 수많은 지식과 재능을 하나하나 이해해야만 비로소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이리하여 천리에서 힘써 공부하는 대신 책을 연구하는 데 정력을 낭비하고 사물의 지식을 따지는 등 겉모습만 모방한다. 결국 지식이 넓어질수록 사사로운 욕심은 커지고, 재능과 역량이 많을수록 천리는 더욱 가려진다. 이것은 마치 다른 사람이 가진 만 개의 순금에 대해 그 완전한 금빛을 부러워하지 않고 그 분량에만 집착하는 것과 같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금을 단련해 완전한 책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주석, 아연, 구리, 철 등을 닥치는 대로 뒤섞어 만 개의 순금 무게와 같아지기를 원하게 되어, 분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완전한 빛깔에서는 점점 멀어져 끝내는 금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때 옆에서 함께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서애가 감탄하여 말하였다.
서애 : 선생님의 이 비유는 자질구레한 것들에 미혹되어 있는 세상 유학자들의 낡은 생각을 깨뜨리기에 충분합니다.
 
선생께서 또 말씀하셨다.
양명 : 그대들은 명심하여야 한다. 공부는 오직 하루하루 줄어들기를 추구하는 것이지, 하루하루 늘어나기를 추구하는 게 아니다. 한 푼의 사사로운 욕심을 줄이면 그게 바로 한 푼의 순수한 천리를 회복한 것이다. 얼마나 경쾌하고 깔끔한가! 얼마나 간명하고 쉬운가!
 
[바람이 사진을 찍고 책의 일부를 옮겨 낭송하다] 
 
 
낭송Q시리즈 <낭송 전습록> 사용설명서 중에서(책 4,5쪽)
 
낭송 Q시리즈는 '낭송'을 위한 책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꼭 소리 내어 읽어 주시고, 나아가 짧은 구절이라도 암송해 보실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머리와 입이 하나가 되어 책이 없어도 내 몸 안에서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 그것이 바로 낭송입니다. 이를 위해 낭송Q시리즈의 책들은 모두 수십 개의 짧은 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암송에 도전해 볼 수 있는 분량들로 나누어 각 고겆느이 맛을 머리로,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각 책의 '풀어 읽은이'들이 고심했습니다.

낭송은 최고의 휴식입니다. 소리의 울림이 호흡을 고르게 하고, 이어 음과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혼자보다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하시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또한 머리맡에 이 책을 상비해 두시고 잠들기 전 한 꼭지씩만 소리내어 읽어보세요.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서는 방금 읽은 부분을 낭송해 보세요. 개운한 아침을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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