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대체로 물질주의적입니다. 성공은 곧 돈이고,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성공하면 큰 차와 큰 집을 사죠. 그런데 덴마크 사람들은 그렇지 않더군요. 물질주의와 반대죠. 내가 루이뷔통 가방을 가지고 있어도 이곳 사람들은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았어요. 덴마크인 남편과 살면서도 나는 여전히 돈으로 행복을 찾으려고 했으니 헛일이었죠."
"미국 사회는 '더 많이'를 강조하면서 경쟁합니다. 늘 최고가 될 것을 요구하죠. 반면에 여기 덴마크 사람들은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려고 합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아요."
-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93쪽에서
글쓴이가, 자신을 글로벌 시민이라 부르는 알브렛슨이란 사람과 인터뷰한 내용의 일부를 옮겨 보았다.
뻔한 답이 예상되지만 퀴즈를 하나 내볼까? 우리나라는 미국 사회에 더 닮아있을까, 아니면 덴마크 사람에 가까울까?
최근에 더 나은 대안 사회를 위해 꿈꾸는 이들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주류는 미국 사회의 다름 아니다.
오히려 더 나쁘다. 미국은 적어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란 의미로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를 실천하려는 부자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의 부자는 어떻게든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갖은 편법을 동원하고, 재벌은 노골적으로 증세를 반대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국가는 복지는 커녕 안전 문제마저 국민 각자의 몫으로 돌리며 최소한의 책임마저 회피하려고 한다.
교회는 또 어떠한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봐야 하지만 무한경쟁의 시대에 어쩔 수 없다고
존속을 통한 유지나, 혹은 증축을 통한 번영을 꾀하는데만 골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여러 꼭지 중 '텅 빈 교회, 꽉 찬 사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요일마다 교회에 신도들이 꽉꽉 차는데 그 사회 구성원들의 사랑과 신뢰는 높지 않다면 종교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반대로 신도들이 교회 좌석의 10분의 1만 채웠지만 그 사회에 전반적으로 사랑과 신뢰가 넘쳐난다면 믿음이 약하다고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전자는 대한민국이고 후자는 덴마크다.'
"덴마크는 가난한 사람이나 아픈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이 분명한 사회입니다. 그런 연대 정신의 핵심은 기독교의 '사랑'에서 왔다고 봅니다. 서로 사랑하라. 이 기독교 정신이 덴마크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관점에 매우 깊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147쪽)
왜 우리는 덴마크처럼 행복한 사회로 바꾸어 갈 수 없을까.
왜 우리의 아이들은 즐거운 배움을 통해 성장해 갈 수 없을까.
왜 우리 부모는 혼자 잘 살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모두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없을까.
그 작은 실천의 단초를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결국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할 일이다.
그래서 글쓴이인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도 이렇게 적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회사에서 부러운 것을 두 가지로 구분했다. 돈을 들여야 가능한 것들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것들로 말이다. 그렇게 구분한 다음 다시 천천히 봤더니 길이 있었다. 우리도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44쪽)
[글과 사진,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