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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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기독교 
August 19, 2014
지난 5일전 한국에 프란치스코 교종(개인적으로 임금이나 황제를 연상시키는 교황보다는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한 그의 영혼과 삶을 드러내는 더 잘 어울리는 교종(敎宗)’이란 호칭이 마음에 든다)이 방문했습니다. 방문한 내내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이 땅의 약자를 위로하고 기도한 그의 행보가 연일 화제였습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 일부 개신교 단체가 그가 집전하는 광화문 광장 시복미사에 반대하는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이에 대해 여론의 곱지 않습니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요즘 한국에서는 기독교 대신 개독교라고 부르는 사람이 날아 갈수록 많아지는데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예의란 무엇일까요?
 
리처드 마우(풀러신학교 총장)는 현대의 기독교가 가지는 과격한 십자군식 승리주의 문제를 제기하고 그리스도인이 어떤 태도로 공적인 영역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무례한 기독교라는 책을 통해 잘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복음을 굳게 견지하면서도 세상 속의 기독교에 대한 열린 목소리를 높여 온 학자입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교종이 미사를 집전하는 광장 옆에서 이를 반대하는 기도회를 여는 한국의 일부 개신교 신자는 무례한 기독교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의 진리를 외치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을 주장하는 방식에 있어서 독단성과 과격성을 벗어나 타인을 인정하는 정중한 태도로 가져야 합니다.
 
지난 7월에 일부 한국 기독교 청년들이 인도 불교 성지인 마하보디 사원에서 찬송가를 불러 물의를 일으켰는데, 얼마 전에는(814) 캄보디아 선교를 떠난 한국 기독교인이 앙코르 와트 유적지에서 사진을 찍다가 불상 머리를 훼손한 사실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행동들이 과연 유일한 진리이신 예수그리스도를 잘 알리는 길일까요.
그리스도인의 과업은 타인의 눈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들은 그분을 볼 수 없다. 그리고 그분을 따르는 자들의 삶 속에서 그분을 볼 수 없다면 그분을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요구되는 만큼 다른 이들과 차별성 있게 살아간다면, 그를 바라보는 그들의 마음에는 의문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120).” 그런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다원주의 사회 속에서 여러 다른 종교의 도전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하는 교양 있는 그리스도인의 태도가 아닐까요.
 
책에서 저자가 인용한 테레사 수녀의 고백처럼, 우리는 그저 그분의 손에 들린 자그마한 연필과 같습니다. 그분이 생각하십니다. 그분이 글도 쓰십니다. 연필은 그것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연필은 그저 자기를 사용하도록 허락하면 되는 것입니다
 
[글과 사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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