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비가 내리던 오전 운중천변에서
경기도 고교생 24% "매일 수업시간에 잔다"는 경기교육연구원의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내내 내리던 빗줄기가 바람과 어둠에 굴러 아이 손가락 만큼 굵어진 늦은 오후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를 읽다가 일부(277쪽)를 옮겨본다.
부모의 노력, 학업 성취, 세속적 의미에서의 성공, 주관적인 행복감.
부모들은 이 네 가지가 일직선으로 분명히 이어질 거라 믿습니다.
그러나 관련 연구들을 보면 그렇지 않아요.
매우 약한 인과성만 가질 뿐입니다.
앞의 것이 뒤의 것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20~30% 정도죠.
부모가 노력하면 초등학교 성적은 잘 나오겠지만
중학교 이후의 성적은 알 수 없죠,
공부를 잘하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확률은 높겠지만
세속적인 성공을 반드시 거두는 것은 아닐거고요.
게다가 모두가 알다시피
사회적 성공이 개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죠.
이렇게 허약한 가설인데도 모두가 매달립니다.
더 큰 문제는 작은 가능성을 쫓다가 큰 가능성을 놓치는 거죠.
가는 새끼줄을 잡으려다가 굵은 동아줄을 놓치는 부모가 많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면
장차 그 아이가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60% 이상이에요.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주 낮은 가능성에 매달리느라
60%의 가능성을 아무렇지도 않게 희생하지요. (책 본문 중에서, 277쪽)